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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미술육성프로젝트 '불안한 관계'
- 기간
- 2022.12.2.~12.31.
- 장소
- B동 3층 전시실
- 기획
- 신경애
- 작가
- 곽명희, 김민유, 김수옥, 김태욱, 김혜진, 박소희, 서건, 안재민, 양준, 이서연, 장유빈, 전민, 최창민
- 기획글
전시주제는 '불안한 관계(uneasy relationship)'이다. 즉 이 기획의 출발점은 ‘관계’이다. 모더니즘 미술 이후 재현에서 이탈한 추상미술을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이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미술이다. 예컨대 추상미술은 선, 형, 색, 톤, 매스 등으로 분해될 수 있는 요소 간의 혹은 요소 내(외)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이는 비단 추상미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의 미술이든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해체하고 장르 간의 경계를 파괴하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도 결국에는 기존의 미술 질서에 대한 새로운 관계의 문제를 제기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술에서 관계가 중요하다는 인식에 입각하면서 그 관계가 편안하지 않고 안정(혹은 고정)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불안한’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불안은 혼성, 혼합, 절충의 방식을 취하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주요한 특징이면서 이번에 참여하는 예비청년미술가의 삶에서 뚜렷하게 발견되는 성질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공을 변경하기도 하고 진로를 바꾸기도 하면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기획자로서 여기 모인 예비청년미술가들이 미술에서 상반되는 개념 간의 상호 관계를 정립시키고 가능한 표현 언어들을 모색하여 새로운(혹은 다른) ‘불안한 관계’를 제안하리라 확신한다. 그 관계가 미완성일지라도 말이다.
청년미술육성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스스로 부여한 한 가지 각오가 있다. 예비청년미술가와 기획자인 내가 수평의 관계를 맺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젊은, 아니 어리다고 해야 할 이들과 함께 일하면서 깨닫게 된 자기반성은 우리가 너무 쉽게 권력에 순응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아직 사회에 나가지도 않은 예비청년미술가가 그런 부조리, 불합리함에 부딪혀 ‘그렇지만 어쩔 수 없지요’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즉 전시주제에서부터 작품과 작품, 작가와 기획자에 이르는 전반의 관계가 이번 청년미술육성프로젝트에서 재정립되는 그야말로 불안하지만, 결코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시문화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부디 수창청춘맨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취지를 여실히 경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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